모차르트: "양치기 임금님" KV 208
모차르트가 19세 때 작곡한 이탈리아어로 된 2막짜리 오페라 세리아. 선군의 자비를 기리는 내용으로, 보다 잘 알려진 모차르트의 "이도메네오", "황제 티토의 자비"와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다.
역사
- 작곡 연도: 1775년
- 작곡 장소: 잘츠부르크
- 헌정, 계기: 마리아 테레지아 황후의 막내 아들, 막시밀리안 프란시스 대공의 잘츠부르크 방문을 맞아 잘츠부르크 대주교가 위촉함. 잘츠부르크 대주교는 이 귀한 손님을 위해 두 곡의 세레나타를 준비시켰는데, 이 곡들은 각각 악장인 피스키에티 Domenico Fischietti와 모차르트에게 맡겨졌다.
- 대본: 모차르트는 메타스타시오가 쓴 대본을 선택했다.
그 3막짜리 대본은 타소가 쓴 연극 대본 아민타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이미 그 대본으로부터 갈루피 Galuppi, 글룩 Gluck, 하세 Hasse, 욤멜리 Jommelli, 피치니 Piccinni, 사르티 Sarti 등의 여러 선배 작곡가가 오페라를 쓴 적이 있다. 자르디니가 작곡한 오페라를 아버지 레오폴트 모차르트가 본 적이 있다고 한다.
모차르트는 3막짜리 대본에서 5개 아리아와 레치타티보 등을 삭제하고 2막으로 압축하여 작곡했다. 양치기 임금님의 작곡을 위해 모차르트에게 주어진 시간은 6주 정도였다.
- 초연 연도: 1775년 4월 23일
- 초연 장소: 잘츠부르크 대주교의 궁정. 초연시 무대에서 정식으로 상연된 것이 아니라 연주회 형식으로 상연되었다.
- 초연자: 작곡가 자신의 지휘,
- 아민타: 뭔헨으로부터 데려온 카스트라토 콘솔리 Tommaso Consoli (전작인 모차르트: "가짜 여정원사" KV 196에서 라미로 역을 맡았던 가수)
- 타미리: Maria Magdalena Lipp는 작곡가 미하엘 하이든의 부인이다.
- 나머지 독창자들은 잘츠부르크 궁정 합창단원 중에서 선발되었다.
성악가/등장인물
- 아민타 (Aminta, 카스트라토, 현대에는 소프라노로 대체하여 남장 여가수가 됨): 양치기, 시돈의 합법적 왕위 계승자
- 엘리사 (Elisa, 소프라노): 양치기 소녀, 아민타의 연인
- 타미리 (Tamiri, 소프라노): 시돈의 전 폭군 스트라토네의 딸
- 아제노레 (Agenore, 테너): 시돈의 귀족, 타미리의 연인
- 알레산드로 (Alessandro, 테너): 알렉산더 대왕. 시돈과의 전쟁에서 이겨 스트라토네를 폐위시킨 마케도니아의 왕
악기 편성
플루트 2,오보에/잉글리시 호른 2,바순 2,호른 4,트럼펫 2,현악,콘티누오
줄거리
알렉산더 대왕이 독재 군주로부터 고통받던 시돈을 구원하지만 스스로 왕이 되지 않고, 전원에서 은둔 생활을 하던 정당한 왕위 계승자 아민타를 왕위에 앉힌다는 이야기.
막/장면 구성
1막
(멀리 시돈 성이 보이는 시골의 초원)[1]
- No. 1 Aria: Intendo amico rio (Aminta)
양치기 아민타가 피리를 들고 오두막 앞에 앉아 한가롭게 양을 돌보고 있다. 그는 흐르는 시냇물을 바라보며 목가적인 노래를 부른다.
사랑하는 엘리사가 등장, 아민타는 마케도니아 군대가 들이닥쳐 혹시 엘리사가 다치지나 않을까 걱정한다. 그러나 엘리사는 알레산드로 대왕은 파괴자가 아니라 자유를 주려고 온 영웅이라고 안심시키고, 스스로 왕위를 사양한 대왕은 현재 폭군을 피해 달아나 행방이 묘연한 시돈의 정당한 왕위 계승자를 찾고 있노라고 전한다. 자신의 이야기인줄도 모른 채, 아민타는 정작 다른 일이 걱정이다. 바로 카드모스의 순수한 혈통을 타고난 엘리사와의 결혼을 그녀의 아버지가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 No. 2 Aria: Alla selva, al prato (Elisa)
그러나 엘리사는 양치기라는 그의 직업과는 관계없이 자신은 그만을 사랑한다고 고백하며, 그와 함께 보내게 될 양치기 생활의 행복을 노래한 후 퇴장한다.
- No. 3 Aria: Aer tranquillo (Aminta)
혼자 남은 아민타가 자신의 소박한 삶과 엘리사에 대한 사랑에 만족해 하며 자연 속에 살아가는 기쁨을 노래하는 아리아를 부른다.
때마침 알레산드로 대왕이 조언자이자 친구인 아제노레에 의해 인도되어 등장한다. 신분을 감춘 대왕은 아민타의 출신 배경과 삶에 대해 묻는데, 품위와 위엄이 있는 아민타의 태도에 알레산드로는 감명을 받고, 아제노레의 말대로 아민타야말로 시돈의 정당한 왕위 계승자임을 깨닫는다.
- No. 4 Aria: Si spande al sole in faccia (Alessandro)
마침내 그를 왕위에 앉힐 것을 결심한 대왕은 구름과 태양의 비유로써 군왕의 미덕을 노래하는 아리아를 부르고 퇴장한다.
아제노레는 때마침 등장한 양치기 소녀가 자신의 연인인 타미리임을 알아채고 놀란다. 축출된 전왕 스트라토네의 딸인 타미리는 현재 알레산드로를 피해 양치기 소녀로 신분을 숨기고 엘리사와 함께 지내는 중이다. 아제노레는 타미리에게 알레산드로 대왕 앞에 정정당당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관용을 구하라고 설득하지만, 그녀는 그런 요청을 단호하게 거절한다.
- No. 5 Aria: Per me rispondete (Agenore)
그러나 낙심하지 않은 아제노레는 그녀에 대한 변치 않는 사랑을 다시 한 번 노래하고 퇴장한다.
- No. 6 Aria: Di tante sue procelle (Tamiri)
타미리는 자신에게서 모든 것을 앗아간 가혹한 운명을 탄식하지만, 아제노레의 사랑 덕분에 용기를 갖게 된다며 노래하고 퇴장한다.
한편, 아민타와 다시 재회한 엘리사는 그녀의 부친이 그와의 결혼을 허락하기 위해 그를 찾고 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한다. 그런데 막 출발하려는 두 사람 앞에 아제노레가 나타나 예를 갖추고 아민타에게 시돈의 왕이 될 것이라는 뜻밖의 소식을 전한다. 그러나 아제노레가 자신을 놀리고 있다고 생각한 아민타는 이 사실을 믿지 않고, 그러자 아제노레는 아민타야말로 폭군에 의해 퇴위당한 왕의 아들인 압돌로니모라고 설명하고, 국왕의 명을 받아 바로 자신이 어린 아민타를 이곳에 숨겼다고 말한다. 그는 덧붙여 지금까지는 신변의 위협 때문에 신분을 알리지 못했지만, 이제 은둔의 세월은 지나고, 알레산드로가 그를 시돈의 새 왕으로 세우려고 찾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다. 연인이 왕이 되었다고 기뻐하는 엘리사와는 달리 아민타는 알레산드로에게 가기를 꺼린다. 엘리사와의 결혼이 불투명해질까봐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민타를 아끼는 엘리사는 그에게 왕위를 받으러 대왕에게 먼저 갈 것을 권한다.
- No. 7 Duetto: Vanne, vanne a regnar ben mio (Aminta, Elisa)
헤어지기에 앞서 이들은 자신들의 순수한 사랑을 재확인하는 아름다운 이중창을 부른다.
2막
(알레산드로 대왕의 진영)[1] 장차 왕이 될 아민타는 알레산드로 대왕과 막사 안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 때 엘리사가 등장하여 아민타가 있는 막사로 들어가려 한다. 그러나 그녀를 막아선 아제노레는 대왕을 만나는 것도, 아민타를 기다리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고 무조건 되돌아갈 것을 종용한다.
- No. 8 Aria: Barbaro! oh Dio mi vedi divisa dal mio ben (Elisa)
절망한 엘리사는 연민이라고는 없는 무정한 아제노레를 원망하는 아리아를 부르고 퇴장한다.
그 때 엘리사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 황급히 나타난 아민타가 그녀를 뒤쫓아 가려고 한다. 그러나 아제노레는 아민타마저 사랑에 앞서 군주로서의 의무가 중하다며 그를 제지한다. 그 때 알레산드로 대왕이 나타난다. 아민타는 자신은 훌륭한 군주 자격이 없다고 토로하는데, 알레산드로는 하늘이 그를 계몽 군주로 바꿀 것이라 격려하고 이제 신하들 앞에 나서기 위해 예복을 입을 것을 촉구한다. 아민타는 마지 못해 이에 응하고 퇴장한다.
드디어 단 둘이 남게 된 아제노레는 용기를 가지고 대왕에게 타미리의 구명을 요청한다. 대왕은 아버지의 폭정에 대한 책임이 딸인 타미리에게는 없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라도 현재 행방이 묘연한 그녀를 찾고자 한다. 대왕의 이 말을 기다렸던 아제노레가 자신이 그녀의 거처를 안다고 말하자, 알레산드로는 이를 반기며 그제서야 아민타와 타미리를 혼인시켜 시돈을 공동으로 통치하도록 하려는 자신의 계획을 털어놓는다. 청천 벽력과 같은 이 말에 충격을 받은 아제노레는 할 말을 잊는다.
- No. 9 Aria: Se vincendo vi rendo felici (Alessandro)
그러나 친구의 고통스런 속사정을 알 리 없는 알레산드로는 승리와 올바른 정책을 통해 정복된 나라의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줄 수만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자신의 가장 큰 보람이라고 노래하고 퇴장한다.
(알레산드로의 진지에서 조금 떨어진 거대한 동굴) 아민타는 홀로 앉아 자신의 난처한 처지를 탄식하고 있다. 아제노레가 나타나 아민타에게 결심을 촉구한다. 마침내 운명에 따르기로 한 아민타는 대왕의 뜻에 동의한다. 아민타가 왕이 되면 타미리를 빼앗기게 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신하로서의 의무를 따를 수 밖에 없는 아제노레는 쓰라린 가슴을 억누르고 이제 좋은 신부감을 맞아하게 된 아민타를 축복한다.
- No. 10 Rondeaux: L'amerò, sarò constante (Aminta)
그러나 그가 말한 신부감을 엘리사라고 착각한 아민타는 연인과 왕위를 모두 얻게 된 것에 기뻐하며 아내에게 영원히 충실하리라고 다짐하고 퇴장한다.
드디어 타미리를 잃게 되었다고 탄식하는 아제노레 앞에 엘리사가 황급히 등장해 아민타가 타미리와 결혼한다는 시중의 소문이 진실인지를 묻는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아민타의 진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아제노레는 방금 아민타도 동의했다고 말해 버리고, 자신이 배반당했다고 생각한 엘리사는 실망과 분노를 금하지 못하고 슬픔으로 죽어버리겠다며 달려나간다. 그녀와 마찬가지로 나라에 대한 의무 때문에 연인과 헤어져야 하는 아제노레는 그녀의 심정을 이해하고 자신도 모든 것을 포기하고 어디론가 떠날 것을 결심한다.
알레산드로로부터 자신의 결혼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놀란 타미리가 달려들어온다. 그녀는 아제노레에게 왜 자신에게 그런 소식을 전하지 않았느냐며 따지고, 이제 자신의 결혼식에 와서 축하나 해달라고 비꼰다. 참담해진 아제노레는 자신의 진심을 몰라주는 타미리를 잔인하다며 원망하지만,
- No. 11 Aria: Se tu di me fai dono (Tamiri)
이에 맞서 타미리 역시 자신을 다른 사람에게 주어버린 아제노레의 무정함을 비난하며, 누가 더 잔인한 것이냐고 반문하고 나가버린다.
- No. 12 Aria: Sol può dir come si trova (Agenore)
마침내 혼자 남게 된 아제노레는 비극적 운명을 한탄하며 사랑에 상처받은 자신의 참을 수 없는 고통을 토로하는 아리아를 부르고 퇴장한다.
(헤라클레스 신전의 앞 뜰) 대관식 준비가 한창인 가운데, 알레산드로 대왕이 마케도니아와 시돈의 귀족들을 대동하고 등장한다.
- No. 13 Aria: Voi che fausti ognor donate Alessandro)
대왕은 그의 소망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축복해 달라고 신들에게 기원하는 아리아를 부른다.
그런데 타미리가 돌연 대왕에게 나아가, 자신은 아제노레를 사랑하기 때문에 왕비가 되고 싶지 않다며 용서를 구한다. 엘리사 역시 대왕 앞에 나서며 어렸을 적부터 사랑해 온 아민타를 자신에게 돌려 달라며 호소한다. 바로 그 때 양치기 차림을 한 아민타가 등장하여 국왕의 예복을 정중히 돌려주며 타미리에게 왕위를 양보하고 자신은 양치기 생활로 다시 돌아겠다고 말한다. 의무도 중요하지만 엘리사에의 사랑 역시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들의 헌신적인 사랑에 감동받은 대왕은 이 네 연인들의 탄원을 받아들여 이들을 원하는 대로 각각 맺어주고, 아민타와 엘리사가 시돈을, 아제노레와 타미리가 또 다른 왕국을 다스리도록 한다.
- No. 14 Coro: Viva, viva l'invitto duce (All)
이 경사스러운 명령에 놀라는 네 사람과 양치기 임금을 갖게 된 이 나라를 축복하는 알레산드로, 강력한 사랑의 힘과 대왕을 칭송하는 힘찬 합창과 행복에 겨운 두 연인의 이중창, 각각의 기쁨과 만족을 노래하는 독창부분이 교차하는 가운데 전곡의 막이 성대하게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