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음기법
12음 기법 (Twelve-tone technique) 쇤베르크가 창시한 작곡기법.
쇤베르크의 가장 큰 업적은 무조음악의 한 작곡기법으로서 '12음기법'을 창시한 데 있다. 무조음악은 결국 12음음악에 이르는 하나의 과도기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12음기법은 좀더 '조직적'으로 무조음악을 만들어내는 작곡기법인 것이다. 즉 조성음악에 존재했던 으뜸음을 전혀 인정치 않고 1옥타브 안의 12개 음에 모두 동등한 자격을 주어 이를 일정한 산술적 규칙에 따라 배열 진행시키는 음악이다. 12음음악은 원칙적으로 작곡가가 미리 정해놓은 12개의 음렬을 되풀이 해서 계속함으로써 구성되는 데 한 음이 연주된 경우 나머지 11개의 음이 연주되지 않고는 그 음으로 다시 되돌아 올수 없는 식이다. 이 규칙에다가 12음렬의 역행렬, 반행렬, 다시 반행렬의 역행렬등으로 변화시켜 하나의 음렬로부터 총 48개의 다른 음렬을 만들어낼 수 있게된다.
처음 이 기법이 발표되었을 때는 인간의 예술적인 직관과 감성을 무시한 지적인 이론의 산물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1921년 쇤베르크는
- "오늘날 나는 조그마한 발견을 하나 했지만 이로써 다음 100년 동안 독일음악의 우위가 보장될 것으로 생각한다"
라고 발언했는데 그의 예언처럼 이제는 현대음악을 논할 때 12음기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로 받아들여지는 실정이 됐다.
카를 뵈르너는 그의 음악사 책에서
- "12음기법은 음악표현을 위한 구성수단으로서도 또는 작곡기법으로도 중요한 것이며, 20세기 중기인 현재에서는 이것만이 신음악의 본질과 개념을 새롭게 나타낸 것이다"
라고 평가하고 있으니 12음기법이 현대음악에 차지하는 비중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따지고 보면 전통적인 조성음악 역시 규칙화된 작곡원리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작곡형식으로서 12음기법을 대한다면 새로운 음악을 창조해내는 훌륭한 수단으로 인식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12음 기법으로 어떻게 음악이 만들어질까? 12음은 음렬로서 수평적인 선율을 만들어가는 것 뿐만 아니라 이를 수직적으로 쌓아서 화성적인 요소도 결정하게 된다. 위에서 언급했던 48종류의 가능한 음렬을 다양하게 이용하되 음렬 중의 각 음은 1옥타브 밖으로 뛰어넘어도 무방하며 동음의 연속반복은 허용된다. 또한 음렬의 순서만 지키다면 각 음에 어떤 리듬을 부쳐도 무방하다. 이로써 작곡가는 새로운 틀안에서 그의 직관들을 펼쳐나갈 수 있게 됐고 감상자 입장에서는 12음 기법을 사용하지 않은 무조음악들 보다 좀더 통일감을 느낄 수 있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