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비에 메시앙
Olivier Messiaen 올리비에 메시앙
출생: 1908/12/10, Avignon, France 사망: 1992/04/27, Paris, France
목차
음악
드뷔시 이후 최고의 프랑스 작곡가 올리비에 메시앙 (1908 - 1992)은 대중들이 20세기의 음악이 '난해하다'고 받아들이게 되는 가장 결정적인 동기를 제공한 작곡가이다. 물론 화성의 질서가 무너지려는 조짐은 이미 스크리아빈 시대에 시작되고 있었으며, 드뷔시의 여러 실험적인 작품들에서 이미 무조음악은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음악들은 모두 당시의 청중들에게 난해하다고 받아들여지는 것이었지만 메시앙의 음악이 가지는 난해함은 스크리아빈, 드뷔시의 음악은 물론 스트라빈스키나 바르톡, 프로코피에프의 음악이 가지는 당혹스러움과는 분명히 그 궤를 달리하는 것이기도 하다.
메시앙은 베베른과 더불어 쇤베르크의 12음기법으로부터 시작된 음렬작법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작곡자이며 그 자신이 독실한 카톨릭 신자였던 관계로 중세 이후 가장 많은 종교음악을 작곡한 작곡가이기도 하다. 실제로 메시앙이 평생동안 작곡한 방대한 작품 중 가장 오랜 기간에 걸쳐 작곡되었고, 또한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음악은 오르간을 위한 작품들인데 예외없이 성경의 내용을 기초로 하고 있으며 교회음악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작품들이다.
메시앙의 작품경향의 변화는 보통 3개의 시기로 나누어 보고 있다. 백병동 선생님의 분류에 의하면 1기를 '이조 (移調)가 제한되는 선법', 제 2기를 '비가역행리듬 등 다양한 리듬이 등장하는 시기', 제 3기를 '음가 (音價)와 그 밖의 요소와의 결합'으로 나누어진다고 하며 방대한 오르간곡을 제외하면 각 시기에 작곡된 음악을 다음과 같이 분류하고 있다
제 1기: 1929-1935, 개성적 선법이론의 확립
- 성악곡: 3개의 멜로디 (피아노 반주, 1930), 수(number)의 죽음 (소프라노, 테너, 바이올린, 피아노, 1930)
- 피아노곡: 전주곡집 (8곡, 1929)
- 관현악곡: 잃어버린 봉헌 (3곡, 1930), 그리스도의 승천 (4곡, 1933)
- 실내악곡: 주제와 변주, 환상곡 (피아노, 바이올린, 1932-1933)
이 시기에 이미 메시앙만의 독특한 화성과 리듬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전쟁 전 메시앙의 음악은 표현주의적인 성격이 강한 음악들이었고, 다소 낭만적인 음악이었다. 메시앙이 만들어 내는 화음은 마치 자연계에 존재하는 '평형의 법칙'을 나타내는 듯 계속적으로 안정적인 화음을 지향하여 움직이지만 평형상태는 곡의 마지막에 존재하고 있을 뿐이다. 메시앙은 이러한 작곡양식을 평생을 통해 고집했다. 이러한 개성이 잘 나타난 곡으로 1933년에 작곡된 '그리스도의 승천'이 메시앙의 초기 작품 중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기도 하다.
제 2기: 1936-1948, 새로운 리듬법의 개척
- 성악곡: 미 (Mi)를 위한 시 (피아노반주, 9곡, 1936), 하늘과 땅의 노래 (피아노반주, 6곡, 1938)
- 실내악곡: 세상의 종말을 위한 4중주곡 (클라리넷,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 1940)
- 피아노곡: 아멘의 환상 (두 대의 피아노, 1943)
- 성악곡: 신의 강림을 위한 세 개의 전례 (체임버 오케스트라 반주, 1944), 하라위-사랑과 죽음의 노래 (피아노반주, 1945)
- 관현악곡: 투랑갈릴라 교향곡 (10악장, 1946-48)
이 시기는 전쟁으로 인하여 자유로운 작곡활동을 할 수 없었던 시기였지만 세상의 종말을 위한 4중주곡과 투랑갈릴라 교향곡 등 메시앙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들이 이 시기에 작곡되었다. 대부분의 작곡동기를 성경에 두고 있던 메시앙으로서는 여러 장애요소가 많기는 하지만 금방이라도 세상의 종말이 다가올 것 처럼 혼란했던 이 시기에 결정적인 음악적 영감을 받았을 지도 모를 일이다. 세상의 종말을 위한 사중주곡은 특히 요한 묵시록에 기초하고 있으므로 혼란스러운 전쟁상황과 포로신분이 작곡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주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제 3기: 1948-1992, 리듬과 그 밖의 요소와의 결합
- 성악곡: 5개의 르샹 (혼성합창, 1949)
- 피아노곡: 칸테요자야 (1948), 4개의 리듬연습곡 (1949)
- 관현악곡: 새의 눈뜸 (피아노, 오케스트라, 1953), 이국의 새들 (1955-56)
- 피아노곡: 새의 카탈로그 (7권, 13곡, 1956-58)
- 관현악곡: 크로노크로머 (7곡, 1960), 7개의 하이카이 (1962), 천국의 색채 (1963), 우리들, 죽은자의 부활을 기다린다 (1964)
- 오페라: 아시씨의 성 프란시스 (1975-1983)
전쟁이 끝난 후 메시앙은 교육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며 칼 슈톡하우젠이나 피에르 불레즈같은 훌륭한 음악가를 지도하였다. 또힌 그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던 쇤베르크와는 달리 메시앙은 나이를 먹어가면서 점차 실험적인 음악에 관심을 기울였다. 메시앙은 새 소리를 채보하는데에 굉장한 열정을 보였었는데 그 활동이 본격적인 음악적 업적으로 나타나게 된 것도 바로 이 시기의 일이다. 그는 "나는 새 소리를 두 가지의 다른 방법으로 음악에 사용하였다. 하나는 가능한 한 가장 절대적인 음악적 양식의 윤곽을 그리려 한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새 소리를 부드럽고 신축성 있는 물질로서 다룬 것이다 (아마도 오늘날의 음악 연구가들이 탐닉하는 전자적인 음악의 합성을 의미하는 것 같다)"고 자신의 새 소리 채보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있다. 위의 목록은 메시앙의 주된 작품을 망라한 것이며 오르간곡은 모두 빠져 있으므로 메시앙이 작곡을 계속한 시기는 고전음악역사상 모든 작곡가를 통틀어서 가장 긴 편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