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스타코비치: "므첸스크의 맥베스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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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스타코비치

'쇼스타코비치' 하면 가장 먼저 연상되는 작품이 15개의 위대한 교향곡들일 것이다. 또 한 발짝 더 나아가서는 이 교향곡들의 또 다른 내면이라고 할 수도 있을 15개의 현악 사중주곡들이라든지 피아노를 위한 24개의 전주곡과 푸가 같은 작품들을 떠올리게 될 듯도 하다. 그런가 하면, 쇼스타코비치의 작품세계에 있어 결코 간과되어서는 안될 부분이 또 있으니, 바로 오페라나 발레음악, 또는 극부수음악 등 무대 예술에 관련된 음악들이라 하겠다. 쇼스타코비치가 남긴 오페라는 그의 오페라 처녀작이었던 "코" (1930년)와 여기에 소개하는 "레이디 맥베스" (1934년), 그리고 미완성작으로 남겨진 "도박꾼들" (1941년) 등 세 편이 있는데, 많지 않은 작품들임에도 불구하고, 음악적으로나 극적으로나 20세기의 걸작 오페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무소르그스키의 "보리스 고두노프" (무려 여섯 가지 판본이 존재하는)의 개정 작업 (1940년), 역시 무소르그스키의 "호반시치나"의 오케스트레이션 작업 등도 그가 심혈을 기울여 이루어낸 업적들이다.

역사

  • 작곡 과정과 초연

1926년 제 1번 교향곡의 초연과 더불어 일약 천재적인 젊은 작곡가로 인정 받기 시작한 쇼스타코비치는 고골리의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상당히 근대적인 음악어법을 구사한 첫 오페라 "코"를 작곡 (1927~1928), 1930년 고향인 례닌그라트의 진보적인 소극장이었던 말리 극장에서 초연하였다. 이후 "황금 시대"와 "볼트" 등 두 편의 발레 음악을 발표한 그는 1930년에는 두 번째 오페라로서 바로 이 "레이디 맥베스"의 작곡에 착수하기에 이르렀다. 인간의 본성을 통렬하게 비판하기는 하였으되 비현실적이고도 기괴한 사건 전개를 통해 본질에 접근하려 했던 전작 "코"에 비해, 니콜라이 례스코프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두 번째 오페라는 1926년부터 쇼스타코비치 자신이 예술적 모토로 삼았던 사회주의적 사실주의에 좀더 충실한 작품으로 탄생되어 가고 있었다. 1932년에 완성을 본 이 "레이디 맥베스"는 1934년 1월 22일 역시 말리 극장에서 초연되었는데, 당시 노골적이고 적나라한 성적 묘사로 인해 '포르노포니'라는 평을 듣기도 했으나, 청중들의 반응은 열광적인 것이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뉴욕, 클리블랜드, 런던, 프라하, 취리히, 스톡홀름 등 외국에서도 잇따른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 상연 금지와 작품 개정

하지만 짧은 성공의 시기 뒤에는 긴 시련도 따르게 마련이었다. 1936년 1월 26일자 "프라우다" 지의 사설에는 스탈린의 논고를 근거로 한 혹독한 비판의 글이 실렸다. 소위 부르주아 취향이라느니 완전히 혼돈 그 자체일 따름이라느니 하는 것이었는데, 이를 계기로 이 작품은 전 러시아 내에서 거의 일률적으로 상연이 금지되기에 이르렀다. 이로써 톨스토이의 "부활"을 원작으로 하여 "개척지"와 "카챠 마즐로바"라는 후속작들을 엮어 사회주의적 사실주의 오페라 3부작을 완성하려 했던 쇼스타코비치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고, 1941년작 오페라 "도박꾼들" 역시 1막 짜리의 미완성작으로 남게 된다. 한편, 제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한 혼란기를 거쳐 20여년의 세월이 흐른 후, 과거 1934년 원전판의 모스크바 공연을 주도하기도 하였던 모스크바의 스타니즐라프스키 녜밀로비치 단쳰코 극장에서는 이 "레이디 맥베스"의 개정을 쇼스타코비치에게 의뢰하였고, 그에 따라 과거 스탈린이 외설적이라고 평한 두 부분의 수정과 더불어 카쳬리나와 세르계이의 음역에 있어 긴장감이 덜하도록 손질을 하여 1956년에 개정판을 내어 놓았으니 이것이 바로 "카쳬리나 이즈마일로바 op.114"이다. 이 개정판은 1963년 1월 8일 스타니즐라프스키 극장에서 초연되어 다시 한 번 대성공을 거두었고, 이내 구소련 전역의 주요 가극장들로 확산된다.

  • 원전의 재발견

1962년 8월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 무대에 초청되어 KGB 요원들의 비밀스런 감시 속에서 "레이디 맥베스" 중 카쳬리나의 아리아들을 부르기도 하였던 불세출의 러시아 소프라노 갈리나 비쉬녜프스카야는 1974년 남편인 로스트로포비치와 함께 서방으로 망명하였다 (이듬해인 1975년에 쇼스타코비치는 세상을 떠나게 된다). 1978년 소련 시민권이 상실됨으로써 정치적으로도 완전한 자유를 얻게 된 로스트로포비치 부부는 이윽고 그 해에 런던에서 "레이디 맥베스"를 공연, 이 작품을 부활시키기에 이른다. 비쉬녜프스카야는 이 작품이 초연된 말리 극장의 전통을 계승한 가수였을 뿐 아니라 로스트로포비치 역시 쇼스타코비치와는 각별한 음악적 교분을 나누었던 바, 이 작품을 공연함에 있어 이들 부부에게는 어떠한 사명감까지 있었는데, 결국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 오페라 "레이디 맥베스"는 세계 유수의 가극장에서 주요 레퍼토리로 정착되기에 이른다.

작품의 특징

이 작품은 인간 내면의 본성을 그 치부까지 발가벗긴다는 점에서는 동시대 오페라들로서 알반 베르크의 "보체크"나 "룰루", 레오슈 야나첵의 "예누파"나 특히 "카챠 카바노바"와 유사하지만, 무조적인 면에서의 치밀한 음악적 실험성만을 추구하거나 드라마투르기적인 면에서 철저히 인간의 본성을 그리는데 그치고 있지만은 않다. 초반부는 인물의 심리적인 측면에 중점을 두다가 후반으로 갈수록 사건의 전개를 중심으로 극이 진행되어 극 자체도 1~3막 까지와 4막은 상당한 분위기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음악 역시 초반에는 마치 드뷔시의 인상주의 음악을 듣는 듯한 창백하고 투명한 관현악이 위주를 이루다가 점차적으로 그의 심포니에서 느낄 수 있는 직선적인 오케스트레이션이 뿜어져 나오는가 하면, 그가 처녀작 오페라 "코"에서 시도하였던 표현주의적 수법도 곳곳에 전용되고 있는 등 실로 다양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한편, 쇼스타코비치는 이 작품에서 굳이 바그너 식의 복잡다단한 유도 동기를 쓰고 있지는 않으나 인물의 심리와 상황에 따라 비슷한 테마를 몇 가지 정해 놓고 있기도 하다. 예를 들면 '불면'이라는 상황에 대해서는 섬세하고 어두운 분위기의 하강 선율이 카쳬리나, 보리스, 죄수들의 등장장면에서 동일하게 쓰이고 있다

악기 편성/성악가/등장인물

- 예카쳬리나 리보브나 이즈마일로바 (소프라노): 통칭 카쳬리나로 불리는 이즈마일로프 가의 며느리 - 보리스 치모폐예비치 이즈마일로프 (베이스): 카쳬리나의 시아버지, 부유한 상인, 죽은 후 유령으로 등장 - 지노비 보리소비치 이즈마일로프 (테너): 보리스의 아들, 카쳬리나의 남편 - 세르계이 (테너): 이즈마일로프 가의 하인, 카쳬리나의 정부 - 이외에도 하녀 악시냐 (소프라노), 사제 (베이스), 남루한 차림의 농부 (테너), 경찰서장 (베이스), 경관 (베이스), 사회주의자 교사 (테너), 늙은 죄수 (베이스), 죄수호송 하사관 (바리톤), 죄수호송 초병 (베이스), 여죄수 소녜트카 (알토), 기타 군소 배역 다수

막/장면 구성

전 4막 9장 때: 제정 러시아 시대 1865년 곳: 모스크바로부터 남쪽으로 200마일 정도 떨어진 므쳰스크 군 지역

제 1막

제 1장 이즈마일로프 가의 저택 카쳬리나는 지루한 일상 탓에 울적해진 마음을 노래한다 (아리아 "아, 이제는 잠들 수 없어"). 부유한 상인의 아내가 되긴 했지만, 처녀 시절이 훨씬 자유로웠다고 중얼거리는데, 시아버지 보리스가 와서 점심에는 버섯요리를 먹을 수 있냐고 묻는다. 며느리를 못마땅해 하는 그는 "이 집안에 들어온 지 5년이 되도록 자손을 보게 해주지도 못한다."고 화를 내면서 빈둥거리지 말고 쥐라도 잡으라고 말한다. 카쳬리나는 그 뒷모습을 보며 "바로 당신에게 쥐약을 먹이고 싶다."며 빈정댄다. 보리스, 지노비, 하인들이 집안에 모여 있는데, 이즈마일로프 가 제분소의 직공이 달려와 제분소의 제방이 무너졌다고 알리자 지노비는 자기가 직접 가서 살펴 보고 처리하겠다며 몇일 동안 집을 떠날 채비를 한다. 보리스는 지노비에게 집 떠나 있는 동안 아내에게 정절을 지킬 것을 서약시켜 놓으라고 충고하나 지노비는 이를 무시하고, 그러자 보리스는 카쳬리나로부터 억지 맹세를 받아 낸다. 지노비가 떠나고 모여 있던 하인들도 물러 간 후 집안에는 새로 온 하인 세르계이만이 남아 있는데, 하녀 악시냐가 재촉하여 그 역시 퇴장한다. 악시냐는 카쳬리나에게 저 녀석은 여자를 잘 희롱하기로 유명한 놈이라고 일러 주는데, 한편 보리스는 남편이 먼 길을 떠났는데 슬퍼하지도 않는 카체리나에 대해 불평을 늘어 놓는다. - 간주곡: 라르고

제 2장 이즈마일로프 가의 뜰 이즈마일로프 가의 하인들과 농부들이 악시냐를 희롱하고 있고, 세르계이 역시 그녀를 겁탈하려 한다. 이때, 카쳬리나가 나타나 악시냐를 구해주면서 여자는 노리개가 아니라고 꾸짖는다. 세르계이가 "그럼, 여자는 뭣 때문에 있는거지?"라고 빈정대자 카쳬리나는 여자도 충분히 강하다고 항변하고, 그 말을 들은 세르계이는 "그렇다면 손을 좀 잡아 확인해 보자."고 하며 그녀의 손을 꽉 쥔다. 옥신각신하다가 카쳬리나가 떠밀어 버리자 세르계이는 씨름이나 한 판 할 것을 청하고, 이윽고 두 사람은 한 데 얼려 맞붙는다. 카쳬리나를 쓰러뜨린 세르계이는 급기야 그녀를 꼭 껴안고, 한 동안 저항하던 카쳬리나 역시 흥분하기 시작할 때쯤 보리스가 들이닥친다. 진노한 시아버지에게 카쳬리나는 발이 걸려 넘어진 자신을 세르계이가 도와주었다고 둘러대지만 보리스는 지노비가 돌아오면 모두 고해 바치겠다고 말한다.

- 간주곡: 알레그로 콘 브리오

제 3장 카쳬리나의 침실 독수공방에 지친 카쳬리나가 몸을 뒤틀고 있다. 방 밖에서는 보리스가 빨리 잠이나 자라고 재촉하고, 카쳬리나는 옷을 벗으며 자신을 애무해 줄 사람도 없다고 탄식한다 (아리아 "망아지는 암말에게 달려가고..."). 그때, 세르계이가 방문을 두드리며 문을 열어달라고 속삭인다. 카쳬리나가 문을 열어 주자 세르계이는 책을 빌러 왔다며 느닷없이 방 안으로 들이닥친다. 카쳬리나가 책 같은 건 없다고 하자 세르계이는 그제서야 외로워 죽겠다고 하면서 본심을 드러낸다. 그는 "사실 낮에 씨름할 때 아주 행복했다."며 다시 한 번 하자고 하면서 그녀를 침대에 쓰러뜨린다. 짐짓 저항하는 듯하던 카쳬리나 역시 이내 욕정을 불사르게 되고 급기야 두 사람은 정사를 벌인다. 보리스가 방 밖에서 이제 잠들었느냐고 묻자 그녀는 곧 잠들 것이라고 대답하고 세르계이에게는 보리스가 밖에서 문을 걸어 잠글 것이라고 알려준다. 세르계이는 창문으로 나가면 된다고 말하고, 두 사람은 이내 다시 정사에 탐닉한다.

제 2막

제 4장 이즈마일로프 가의 뜰 새벽 일찍 잠에서 깬 보리스는 뜰 안을 어슬렁거리며 노래를 부른다 (아리아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잠을 자지 못하게 되는 것..."). 카쳬리나의 방에 불이 켜져 있는 것을 본 그는 "젊은 여자가 독수공방하는 것은 피 끓는 일이지..."라며 은근히 며느리에게 마음이 동해 그녀의 방으로 가려 하는데, 마침 세르계이가 창문을 통해 빠져 나오는 것을 목격한다. 퍼뜩 정신을 가다듬고 이내 달려가 세르계이를 붙잡은 보리스는 며느리를 욕보였다며 하인들에게 채찍을 가져오라고 소리친다. 세르계이를 묶고 태형을 가하는 모습을 카쳬리나에게 일부러 보도록 만들었지만, 매를 맞아도 소리를 지르지 않는 세르계이의 근성에 더욱 화가 난 보리스는 미친 듯이 채찍질을 하고, 보다 못한 카쳬리나가 그만두라며 달려오자 그녀가 보는 앞에서 더욱 심하게 매질을 한다. 이내 지친 보리스는 내일 다시 매질을 하겠다며 세르계이를 창고에 가두게 하고, 카쳬리나에게는 먹을 것을 달라고 하는 한편, 하인들에게는 어서 가서 지노비에게 이 소식을 알리고 빨리 돌아오게 할 것을 명한다. 독기를 품은 카쳬리나는 버섯요리에 쥐약을 섞어 내어 오고, 그것을 다 먹은 보리스가 괴로워하며 쓰러지자 그녀는 보리스의 주머니를 뒤져 창고 열쇠를 찾아내어 밖으로 나간다. 죽음에 직면한 보리스는 사제를 불러 고해를 하며 "내 생전에 많은 죄를 지었지만, 이렇게 쥐처럼 죽을 줄이야."라고 하다가 문득 "아뿔사, 쥐약이구나... 그 년이!"라고 외치고는 죽는다. 카쳬리나는 태연히 슬퍼하는 척 하며 장례식 준비를 한다. - 간주곡: 라르고 (파사칼리아)

제 5장 카쳬리나의 침실 카쳬리나가 잠만 자고 있는 세르계이에게 키스해 달라고 졸라 댄다. 세르계이는 시큰둥해서 어차피 당신은 남편에게 갈 몸, 자신은 헛물만 켜는 것이 아닌가라고 말하고 다시 잠들어 버린다. 카쳬리나는 당신을 꼭 내 남편으로 만들 테니 걱정 말라고 중얼거리는데, 그때 보리스의 유령이 나타나 "살인자, 내 아들의 침대에서 정부와 자고 있다니..."라고 한다. 카쳬리나는 짐짓 내가 정부와 동침하는 것을 실컷 보라고 외치나 은근히 두려움을 느낀다. 보리스의 유령이 사라진 후, 이윽고 지노비가 돌아와 문을 두드리자 그녀는 시치미를 떼며 문을 열어주고 방으로 안내한다. 방에서 남자의 바지와 벨트를 발견한 지노비는 이것이 무어냐고 묻고, 카쳬리나는 뜰에서 주웠다고 둘러대지만, 아내의 바람기를 익히 알고 있던 그는 그 벨트로 그녀를 몹시 때린다. 카쳬리나가 살려달라고 비명을 지르자 세르계이가 등장하고, 이내 세르계이의 품에 뛰어가 안긴 그녀는 지노비가 보는 앞에서 뜨거운 키스를 나눈다. 순간 위험을 느낀 지노비가 도망치려 하자 카쳬리나는 순식간에 남편을 쓰러뜨려 목을 조르고, 세르계이는 무거운 촛대를 들고 와 지노비의 머리를 내리쳐 살해한다. 흥분한 카쳬리나는 세르계이에게 키스를 하면서 "드디어 당신은 내 남편이 되었다."며 격렬한 포옹을 한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레이디 맥베스" 공연장면

제 3막

제 6장 이즈마일로프 가의 뜰 성장을 한 카쳬리나가 지노비의 시체를 숨긴 움막 앞을 보고 있다. 역시 성장을 한 세르계이가 와서 거기에 서 있으면 남들이 알아 차린다고 주의를 주고, 둘은 교회로 간다. 술주정뱅이인 남루한 차림의 농부가 나타나 카쳬리나가 늘 이 움막을 보고 있으므로 필시 이 안에는 좋은 술이 있을거라며 자물쇠를 부수고 움막 안으로 들어간다. 악취 때문에 이내 밖으로 나온 그는 다시 안으로 들어가 살피던 중 지노비의 시체를 발견하고 놀라서 경찰서로 달려간다. - 간주곡: 알레그레토

제 7장 경찰서 경찰서장은 신세한탄을 하며 이즈마일로프 가의 성대한 결혼 연회에 초청을 받지 못한 것 역시 서운해 하는데, 언젠가는 혼을 내주리라 다짐하고 있다. 마침 신을 부정하는 사회주의자인 교사가 잡혀 오고 서장은 그를 유치장에 쳐넣으라고 명령한다. 이어 남루한 차림의 농부가 와서 지노비의 시체 얘기를 하자 서장과 경찰관들은 건수가 생겼다고 기뻐하며 현장으로 달려간다. - 간주곡: 프레스토

제 8장 이즈마일로프 가의 뜰에 마련된 결혼 연회장 흥겨운 연회가 벌어진 가운데, 신랑 세르계이와 신부 카쳬리나는 키스를 하고 있다. 얼마 뒤, 움막이 열려 있는 것을 뒤늦게 발견한 카쳬리나는 세르계이에게 집안의 돈을 모두 챙겨 도망치자고 속삭이고 서두른다. 하지만, 이미 때는 늦어 경찰들이 이미 당도했고, 두 사람은 체포된다.

제 4막

제 9장 강둑에 있는 죄수들의 휴식처 늙은 죄수가 시베리아로 가는 길은 험난하다고 노래 부른다. 카쳬리나는 초병에게 은화를 주고 남자 죄수들이 있는 곳으로 가 세르계이를 만나지만, 세르계이는 냉정하게 외면한다. 그녀는 죄수로서 먼 유형의 길을 떠나는 것 보다도 세르계이의 변심과 증오가 더 고통스럽다고 한탄한다. 한편, 세르계이는 여자 죄수들이 있는 곳으로 와서 젊은 여죄수 소녜트카에게 추파를 던진다. 소녜트카가 어떻게 여죄수들이 있는 곳으로 올 수 있었느냐고 묻자 세르계이는 함께 잡혀온 상인의 아내가 준 돈으로 하사관을 매수했다고 말한다. 세르계이가 이제 그런 여자는 싫어졌다고 말하며 소녜트카에게 음탕한 짓을 하려 하자 그녀는 "나와 하고 싶으면 그 여자가 가진 양말을 가져 오라."고 한다. 세르계이는 이내 카쳬리나에게 와서 족쇄 때문에 발이 아프니 양말을 좀 달라고 하며, 아픈 발을 이대로 두면 병원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 여기서 헤어지게 될 것이지만 양말이 있으면 괜찮을 것이라고 거짓말을 한다. 이에 카쳬리나는 흔쾌히 자신의 양말을 벗어준다. 이를 받아 든 세르계이는 소녜트카와 함께 숲 속으로 달려가고, 그제서야 낌새를 눈치 챈 카쳬리나 역시 뒤를 밟으려 하나 여죄수들이 못 가게 한다. 초병이 혼란을 정리하는 와중에 숲속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된 카쳬리나는 거기서 세르계이와 소녜트카의 정사 장면을 목격한다. 절망에 휩싸인 그녀는 자신의 양심처럼 더러워진 물이 고인 호수가 있고, 그 속에서 시아버지와 남편의 저주가 들려오는 것 같다고 노래하며 죽음을 결심한다 (모놀로그 "숲 속 깊숙이 호수가 있다"). 이윽고 일을 마치고 돌아 온 소녜트카가 카쳬리나에게로 와서 양말 고마웠다며 바보 같은 여자라고 비아냥거린다. 하사관이 "휴식 끝, 출발"을 외치자 죄수들은 힘 없이 열을 지어 걸어 가기 시작하나 카쳬리나는 꼼짝도 하지 않고, 급류 위에 걸쳐진 다리 위로 가고 있는 소녜트카를 응시한다. 가만히 소녜트카의 뒤를 밟던 카쳬리나는 갑자기 소녜트카를 떠밀어 떨어뜨리고, 자신도 물 속으로 몸을 던진다. 잠시 혼란이 있은 후 하사관은 물살이 너무 세어 구할 수 없으며, 두 사람 모두 익사했다고 말하고는 다시 죄수들을 정렬시켜 길을 재촉한다. 죄수들의 쓸쓸한 합창이 멀리 퍼져가며 막이 내린다.

한글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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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코그래피

고클래식 디스코그래피

출처

현대음악감상 (추천 음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