쇤베르크: 피아노 협주곡 op.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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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유태인이었던 쇤베르크는 나치가 점령하고 있던 유럽을 등지고 1933년 미국으로 건너간 후, 그곳에서 처음으로 협주곡이라는 형식에 손을 대게 된다. 먼저 완성된 것이 1936년의 바이올린 협주곡이며 피아노 협주곡은 1942년 6월 5일과 1942년 12월 30일 사이에 작곡되었다. 1944년 2월 6일 뉴욕에서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의 지휘에 피아니스트 에듀어드 스튜어만의 협연으로 초연되었다.

이 곡에는 작곡가가 남긴 다음과 같은 영어로된 짧막한 시가 전한다. 4개의 구는 각각 4개의 부분으로 구성된 피아노 협주곡의 각파트를 묘사하고 있다. 이는 어디까지나 자전적인 의미에서 남겨진 것으로 악보와 함께 출판할 의도는 전혀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Life was so easy: 삶은 참 쉬웠다:
But suddenly hatred broke out: 그런데 갑자기 증오심이 생겨났다:
A serous situation was created: 결국 심각한 상황으로 변했다.:
But life goes on. 그러나 삶은 계속된다.

이 시에서 1악장의 평화로운 삶을 깨는 2악장의 증오와 3악장의 심각함은 1939년 발발한 2차 세계대전으로 해석된다.

악기 편성

피아노, 플루트 2, 오보에 2, 클라리넷 2, 파곳 2, 호른 4, 트럼펫 2, 트롬본 3, 튜바, 팀파니, 종, 공, 심벌즈, 실로폰, 큰북, 작은북, 현 5부

해설

연주시간 20여분의 전곡은 통주되는 단악장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위의 시가 표현하고 있듯이 내용적으로 4개의 부분으로 나뉘어진다.

제 1부 Andante

이 시기의 쇤베르크에게 작곡의 영감을 준 곡이 브람스의 피아노 4중주 op. 25였다고 전한다. 그래선지 브람스의 피아노 4중주를 여는 피아노 선율과 흡사한 분위기의 첫 12음렬을 피아노가 제시하면서 1악장은 시작된다. 느린 선율은 다분히 서정적이며 명상적이기까지 하다. 곡은 독주 피아노가 과시되기 보다는 브람스의 실내악곡을 연상시키는 협연자와 오케스트라의 유기적인 대화가 주가 되고 있다. 쇤베르크의 제자이기도 했던 스페인의 작곡가 로버트 게르하드 (Robert Gerhard)는 1악장을 가리켜 "괴테와도 같은 평온"이라고 했다한다. 그만큼 작곡가의 시가 암시한데로 평화로운 삶을 느낄 수 있지만 전개부풍으로 발전해가면서 후반부로 갈 수록 곡은 점점 규모가 커지며 2악장의 분위기를 암시하는 듯하다.

제 2부 Molto allegro

마침내 불안한 스케르초풍의 제 2부가 되면 정열적이면서도 공격적인 주제들이 거칠고 날카로운 음색으로 튀어나온다. 실로폰은 불안한 분위기를 만들며 울려퍼지고 간결하지만 효과적인 금관의 어택, 거칠게 그어대는 더블베이스와 불안하게 빠른 바이올린이 이어지고 독주 피아노는 기다란 음의 실타레를 그위로 풀어놓는다.

제 3부 Adagio

제 3부는 곡의 핵심부분으로 가장 다양한 표현들을 만날 수 있다. 갑자기 고요한 적막이 찾아오면서 곡은 느려진다. 처음엔 관현악만으로 주요 음렬들이 연주되고 이는 곧 피아노로 변형되어 연주된다. 담담한 피아노의 진행뒤로 여린 바이올린의 조심스런 진행, 타악기의 깊은 울림이 분위기를 어둡게 만든다. 곧이어 약음기단 트럼펫과 피아노의 심각한 대화가 지나가면 피아노의 긴 독백이 이어진다. 현과 금관이 재등장하면 잠시 목관의 평화로운 울림을 뒤로 하고 저음부의 트럼본과 호른, 고음부의 트럼펫이 공포스럽게 울리면서 곡은 서서히 화려한 클라이막스로 향해간다. 이후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카덴차 풍의 피아노 솔로가 등장하면서 제 4부로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제 4부 Giocoso (Moderato)

론도풍의 제 4부는 훨씬 밝은 음형들을 사용한다. 후반부에서는 슈만이나 리스트의 곡처럼 제 3부와 제 1부의 음형들이 재등장하여 고조되기 때문에 통일성을 느낄 수 있다. 종결부는 구성이 간단하면서도 쉬운 선율이 반복되면서 간결하게 마무리 되어있지만 앞선 악장들의 불안이 완벽히 제거된 그런 고전적인 종결은 아니다. 쇤베르크가 저술한 에세이 "Heart and Brain in Music"에서 작곡가는 그의 두 협주곡중 피아노 협주곡을 여는 멜로디와 바이올린 협주곡의 2악장 주제를 예로 들면서 12음 기법으로 작곡된 곡들이 '인간의 감성 (heart)과 같은 것은 조금도 고려되지 않고 순수하게 지성 (brain)으로만 만들어졌다'라는 비판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 쇤베르크의 결론은 "예술에서 고귀한 가치를 가지는 모든 것은 감성 (heart)와 지성 (brain)을 모두 보여주어야한다"는 것이다. 결국 쇤베르크의 12음기법음악들은 한단계 높은 감성표현을 위해서는 그에 따라 작곡기법이 진화해갈 필요가 있다는 믿음에서 나온 것이며 여기에 그의 천재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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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현대음악감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