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상스: "삼손과 델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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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손과 델릴라"는 생상스의 3막으로 된 프랑스 그랜드 오페라이다. 생상스가 작곡한 오페라 중 유일하게 현대에도 자주 공연되고 있는 후기 낭만파 작품이다. 극중 불어 발음을 따르면 "상송과 달릴라"로 불려지지만 한글로 번역된 성서의 한글 표기를 따라 "삼손과 델릴라"로 표기하고 있다. 델릴라 (영어로는 Delilah 딜라일라)를 '데릴라'로 읽어 "삼손과 데릴라"로 표기하는 경우도 있지만 '델릴라'가 표준 표기이다.

2막에서 델릴라가 부르는 Mon cœur s'ouvre à ta voix (그대 목소리에 내 마음 열리고)는 극중 가장 유명한 부분이다. 그외에도 1막의 델릴라의 또 다른 아리아 Printemps qui commence (다시 찾아온 봄)과 3막의 바카날, 1막의 합창, 2막 마지막 부분 등이 유명하다.

역사

  • 대본: 페르디낭 레마이르의 불어 대본.
  • 작곡 연도: 1867-1869년, 1872-1876년
  • 작곡 장소: 프랑스 파리 및 알제리의 수도 알제
  • 작곡 계기: 평소 합창 음악을 동경해 오던 생상스는 지난 18세기에 작곡가 라모를 위해 볼테르가 대본을 썼던 "삼손"에 영감을 받아 구약성서 16장에 나오는 삼손과 데릴라라는 주제로 헨델이나 멘델스존이 만든 것과 같은 오라토리오를 작곡할 계획을 세운다. 대본을 사촌 동서 (아내의 사촌의 남편)인 페르디낭 레마이르에 가사를 부탁한다. 그런데 레마이르는 그 주제로는 오라토리오 보다 오페라가 더 적합하다고 제안하고 결국 오라토리오가 아닌 오페라 대본을 완성한다.
  • 초연되기까지의 우여곡절: 생상스는 2막부터 작곡하기 시작한다. 특히 삼손과 데릴라의 2중창이 먼저 완성되어 보불전쟁이 터지기 직전인 1870년에 몇몇 지인들 앞에서 생상스가 즉흥적으로 피아노로 오케스트라 파트를 연주하는 형식으로 미공개로 연주되었다. 그러나 성스러운 성경의 내용을 속된 오페라로 사용한다는 비판이 대두됐고 결국 작곡가는 작곡을 중단한다.

2년뒤인 1872년 여름, 생상스는 리스트가 지휘하는 바그너의 "라인의 황금"의 첫번째 재공연을 보러 독일 바이마로 가게 된다. 리스트는 바이마 오페라 극장의 전임 음악감독이었는데 생상스의 작품에 관심을 갖고는 바이마에서 초연되게 해줄 테니 작품을 완성할 것을 권유한다. 이에 용기를 얻은 생상스는 1872년 1막을 작곡하기 시작하고 1874년 알제로 여행중 완성한다. 1875년 파리로 돌아와 샤틀레 극장에서 1막을 역시 자신의 피아노 연주로 공연했는데 비평가로부터 혹평을 받아 대중들의 관심을 끄는 데 실패한다.

생상스는 당시 프랑스의 유명 메조소프라노였던 폴린 비아도 (1821-1910)을 위해 데릴라 역을 작곡했으나, 초연이 늦어지면서 나이 때문에 바이아 초연을 맡지 못한다.

생상스는 당시 프랑스의 유명 메조소프라노였던 폴린 비아도를 염두해 두고 델릴라 역을 작곡했는데, 비아도 역시 이 작품에 큰 관심을 보여 1875년 Croissy에 있는 친구의 집에서 파리 오페라의 감독인 Halanzier가 참석한 비공개 연주를 조직하고 델릴라 역을 노래하기까지 했지만 정식 공연이 성사되지 못한다.

1876년 모든 작곡은 완성됐지만 프랑스에서 초연될 길은 열리지 않는다. 결국 앞선 리스트의 후원은 계속 유효하여 1877년 바이마에서 초연된다. 당시 리스트는 바이마 극장의 음악 감독을 그만 둔 상태였지만 그의 후임인 라센이 리스트의 덕을 많이 본 지라 바이마 극장의 1877-1878년 시즌에 "삼손과 델릴라" 초연을 넣을 수 있을 만큼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

  • 초연 연도: 1877년 12월 2일, 독일어 대본으로 번역되어 공연.
  • 초연자: 바이마 극장의 음악 감독이었던 에두아르트 라센의 지휘, 초연시 성악가는 아래 등장 인물 참조. 애초 작곡가가 염두해둔 폴린 비아도는 너무 늙어 델릴라 역을 맡지 못하고 바이마 오페라단 소속의 아우구스테 폰 뮐러가 델릴라 역을 맡았다.
  • 프랑스 및 파리 초연: 1882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재공연됐고, 1890년 3월 3일 루앙의 Théâtre des Arts에서 비로소 프랑스에서 최초로 공연됐다. 같은 해 10월 31일 파리의 Théâtre de l’Eden에서 파리 초연이 이루어졌으며 성서의 내용을 다룬 것에 반대했던 애초와 달리 파리의 청중들은 훨씬 더 따듯하게 이 작품을 평가했다고 한다. 그 이후 2년간 프랑스 여러 지역에서 공연되다가 마침내 생상스가 음악 감독으로 직접 참여하고 에두아르 콜론이 지휘하여 파리 오페라 극장의 공연이 1892년 11월 23일 대성공을 거둔다.

등장인물

배역 성부 초연시 성악가 (1877/12/02)
삼손 (Samson) 테너 Franz Ferenczy
델릴라 (Delilah, Dalila), 팔레스타인 여인 메조소프라노 Auguste von Müller
다곤의 제사장 바리톤 Hans von Milde
아비멜렉 (Abimélech, 가자의 태수) 베이스 Dengler
1번째 팔레스타인인 테너 Karl Knopp
2번째 팔레스타인인 베이스 Felix Schmidt
팔레스타인 전령 테너 Winiker
히브리 노인 베이스 Adolf Hennig

막/장면 구성

장소인 필리스틴(Philistines)은 지금의 팔레스타인을 뜻하는 고어로 팔레스타인이 필리스틴에서 나온 말이기 때문에 본문에서 현대에 쓰이는 팔레스타인으로 통일하였다.

장소: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의 가자 때: BC 1150년 경

1막, 가자(Gaza)의 한 광장, 밤부터 새벽까지

왼편에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다곤 신을 모시는 신전이 있는 광장에서 유대 히브리 사람들이 기도하고 있다. 그들이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억압받고 있는 신세를 한탄하고 있자 삼손이 등장하여 사슬을 부수고 다시 일어서자고 외치지만 히브리인들은 무기가 없으니 허황된 말이라고 답한다. 삼손은 여호와의 전쟁의 신이니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는 신념을 강조하고 히브리인들이 희망을 가진다.

마침 가자의 태수, 팔레스타인인 아비멜렉이 병사들을 이끌고 등장하여 조소를 보내며 다곤 신을 찬양한다. 마침 천둥과 번개가 치자 삼손은 이는 신의 분노이니 이스라엘이여 사슬을 끊어버리자고 외친다. 흥분한 아비멜렉은 삼손에 달려들어 칼로 베려 하지만 삼손의 일격에 아비멜렉은 죽는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달려 들지만 삼손이 휘두르는 칼에 물러나고 삼손과 히브리인들은 퇴장한다.

다곤 사원에서 많은 시종과 병사를 거느린 대제사장이 나와 아비멜렉의 시체를 발견하고 격노하지만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겁을 먹고 발뺌만 한다. 이어 전령이 등장, 삼손의 무리가 모반을 일으켜 곡식을 약탈하고 이리로 오고 있다고 전한다. 신하들은 산으로 피신할 것을 권한다. 대제사장은 이스라엘인을 저주하고 그들은 아비멜렉의 시체를 운반하여 퇴장한다.

곧이어 노인들과 여인들로 이루어진 히브리 사람들이 등장하고 이미 날은 완전히 밝아 있다. 히브리 노인들이 이스라엘 구한 여호와를 찬양하고 그 사이 히브리인들이 삼손을 앞세우고 등장한다.

다곤 사원의 문이 열리고 손에 화환을 든 팔레스타인 여인들과 함께 델릴라가 등장하여 승리를 축하한다며 노래를 불러 삼손을 유혹한다. 히브리 노인들이 충고하지만 다곤 여사제들이 관능적인 춤을 추는 사이 델릴라는 삼손에게 추파를 보내고 삼손은 그녀에게 홀린 듯하다.

삼손의 머리카락을 자르는 델릴라를 묘사한 그림, Gerard van Honthorst, 1615

2막, 소렉(Sorek) 계곡에 있는 델릴라의 집, 저녁

삼손이 팔레스타인에 저항하는 대신 자신의 집으로 올 것을 확신하며 델릴라는 삼손을 기다린다. 이 때 다곤의 대제사장이 델릴라를 찾아와 삼손이 팔레스타인을 점령했으며 황금이라도 줄 테니 삼손을 잡아 달라고 부탁한다. 델릴라는 보물 보다 복수가 중요하며 누구보다 삼손을 미워하고 있다고 답한다. 삼손의 힘의 원천이 무엇인지 그 비밀을 알아 보려고 세 번이나 실패했지만 오늘은 반드시 알아내리라 맹세한다. 대제사장은 델릴라를 격려하고 퇴장한다.

델릴라는 삼손을 기다리다 집으로 들어가고 이윽고 삼손이 등장한다. 델릴라를 못 잊어 온 삼손은 수치스러워하고 후회하지만 '신보다 강한 것은 사랑'이라며 요염하게 매달리는 델릴라에게 푹 빠져 버린다. 델릴라는 유명한 아리아 Mon cœur s'ouvre à ta voix (그대 목소리에 내 마음 열리고)를 부르고 곧 삼손이 참여하여 2중창으로 된다. 이제 델릴라는 그의 사랑을 증명해 보이라며 삼손의 힘의 비밀을 말할 것을 요청하고 천둥 소리를 신의 경고로 믿고 삼손이 이를 거절한다. 델릴라는 삼손을 경멸하며 집으로 들어가고 어쩔 수 없이 삼손은 뒤따라 들어 간다. 바그너 풍의 전투적인 음악이 흐르고 마침내 비밀을 알아낸 델릴라가 팔레스타인 군사들을 불러 삼손을 잡는데 성공하고 속았노라고 삼손은 비명을 지른다.

3막 1장, 가자의 감옥

머리가 깎이고 장님이 된 삼손은 결박된 채 맷돌을 돌리고 있다. 무대 앞쪽에선 히브리 포로들이 합창하며 여자를 위해 자신들을 팔았다고 삼손을 원망한다. 삼손은 신께 죄를 참회하며 자비를 구한다. 곧 팔레스타인인들이 삼손을 끌고 나간다.

다곤 사원을 무너트리는 삼손 (Gustave Doré 1860년경)

3막 2장, 다곤 사원, 새벽

한가운데 건물을 받치고 있는 두 개의 대리석 기둥이 서 있다. 다곤의 대제사장이 팔레스타인 왕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델릴라 뒤에는 꽃으로 장식하고 손에 잔을 든 젊은 팔레스타인 여인들이 따른다. 팔레스타인들은 아침이 된 것을 기뻐하고 처녀들은 환락의 춤 바카날 무용을 선보인다. 극적으로는 볼거리를 제공하는 장치가 된다.

무용이 끝나고 동자의 손에 끌려 앞 못 보는 삼손이 나온다. 대제사장과 델릴라,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그를 조롱한다. 들뜬 팔레스타인인들은 다곤을 찬송하고 제물을 바친다. 대제사장은 삼손에게 다곤 신 앞에 무릎을 꿇고 잔을 바칠 것을 명하고 삼손은 동자에게 대리석 기둥 쪽으로 자신을 인도할 것을 부탁한다. 아이가 삼손을 두 기둥 사이로 데려가자 '주여, 단 한 순간만 제게 엣 능력을 되돌려 주소서! 이곳에서 그들을 궤멸시켜 원수를 갚을 수 있게 해 주소서'라고 외치며 사원 중앙의 기둥 사이에 손을 대고 힘을 쓴다. 마침내 거대한 기둥이 서서히 움직이면서 모든 사람들이 사원 아래 묻힌다.

한글 대본

대본 자료실

디스코그래피

고클래식 디스코그래피

외부 링크

  1. 곽근수의 음악이야기
  2. 간략한 줄거리
  3. 위키피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