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리오즈: 환상 교향곡 op.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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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리오즈의 교향곡

베를리오즈는 <교향곡>이라는 이름을 가진 작품을 1830년부터 40년까지의 10년간, 즉 그가 26세부터 36세까지의 사이에 전부 5곡 작곡했다 ('환상교향곡'의 속편인 '렐리오, 삶으로의 귀환'을 교향곡 속에 넣는다면). 이 5곡의 그의 교향곡은 어느 것이나 <관현악에의한 소나타>라는 형식으로서의 독일의 전통적인 교향곡 형태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작품이다. 베를리오즈에게 있어 교향곡은 단지 주제의 대비나 발전의 구성적인 아름다움을 들려주는 기악곡, 즉 <절대음악>이라는 것은 아니고 어떤 얘기나 정경을 중심으로 해서 정리된 기악의 극, 또는 풍경화였다.

그의 교향곡이 <표제교향곡(프로그램 심포니)>으로 불리고 그가 19세기 낭만파의 표제음악의 창시자라고 불리는 것도 그러한 연유에서이다. 따라서 악장의 구성도 특히 4악장 제도에 구속되지 않고 또 편성도 자유롭게 확대시켜 <이탈리아 해럴드>와 같이 비올라가 독주부를 담당한 것이나, <로미오와 줄리엣>와 같이 독창이나 합창이 가담된 것이나, 또는 <장송과 승리의 대교향곡>과 같이 브라스 밴드에 의한 군악대 편성의 곡등도 모두 <교향곡>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졌던 것이다.

이러한 특이한 형태의 교향곡을 베를리오즈가 쓴 것은 그가 지극히 독창적인 작곡가였기 때문이었음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 당시 프랑스에선 독일처럼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등의 고전파 교향곡의 형식이 아직 뿌리를 뻗지 않았다는 것도 들 수 있다.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은 단지 베를리오즈의 대표작일 뿐 아니라 교향곡사상 돋보이는 중요한 작품이다. 이 작품이 작곡된 1830년에 멘델스존은 이미 5곡의 교향곡을 쓰고 있었으나 슈만은 아직 교향곡을 발표하지 않고 브라암스는 아직 존재하지 않았다. 시대는 이미 낭만주의로 들었다고는 해도 아직까지 고전적인 기초를 파괴하지 못한 낭만성이었다. 거기에 갑자기 '환상 교향곡'과 같은 자극히 독창적인 태도로서 음악에 표제성을 도입시킨 작품이 나타났기 때문에 그 반응은 대단한 것이었다. 베를리오즈의 성격이 너무나도 다감하고 병적인 몽상과 육체를 불태울 만큼 정열의 소유자여서 그 때문에 형식에 구속된 고전적인 교향곡을 쓰기란 도저히 되지 않았고 멘델스존과 같은 객관적인 표제가 아닌, 대담하다기 보다는 그렇게 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강한 충동에서 음악을 표제에 종속시켜 자서전적 내용을 만들었던 것이다.

구성이나 화성, 그리고 선율에도 과거의 형태와는 다른 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그의 대표작의 위치에 있으며 뿐만 아니라 리스트나 바그너에게 그의 영향을 주어 자유로운 낭만주의의 꽃을 피우게 한 도화선 역할을 철저하게 한 것은 빼놓을 수 없을 일이다. 수법상 특히 주목되는 것은 고정 악상 또는 고정 관념을 사용한 점이다. 이것은 이 작품을 작곡한 동기가 되었던 작곡자가 열렬히 사랑했던 여성을 일정한 선율로 나타내고 각 악장마다 그 정경에 어울리게 끔 주로 리듬과 악기만을 변화시켜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것이 후일 바그너에게 라이트모티프를, 리스트를 거쳐 프랑크에게 순환 형식을 사용케 한 발단이 되었다.

또, 관현악법은, 기본으로서는 베토벤 시대와 같은 2관 편성이나 표현의 요청 때문에 기형적, 변칙적인 방법을 무수히 쓰고 있다, 이 [환상 교향곡]에는 목관만 해도 파곳을 4, 금관의 튜바 2, 3악장에선 팀파니 주자를 4명, 또 그 당시로선 진기하게도 하아프를 2대나 쓰게 했고 이상한 음형을 추구한 나머지 Eb조의 클라니넷을 등장시켰고 종(또는 튜블러 벨을 대용)으로 울리는가 하면 현을 활의 등쪽으로 치는 콜 레뇨(col legno)등, 당시로서는 퍽 기상 천외의 수단을 썼던 것이다.

역사

Harriet Smithson, 1834
  • 작곡 연도: 1830년
  • 작곡 장소: Paris, France
  • 헌정, 계기: 파리에 온 셰익스피어 전문 극단의 주연 여배우인 해리엇 스미드슨(Harriet Smithson)에 반하여
  • 초연 연도: 1830년 12월 5일
  • 초연 장소: 파리음악원
  • 초연자: 프랑수아 앙투안 아브넥(François Antoine Habeneck)의 지휘

베를리오즈는 22세 때 '로마 대상'의 예선에서 실격했으나 얼마 되지 않아 파리 음악원에 입학했다. 그리고 그 다음 해는 예선에 통과했으나 과제곡에서 실패 절망한 나머지 병상에 누워 버렸다. 그러나 그 해 9월, 오데옹좌에서 영국 극단의 세익스피어 극 상연을 보고 오필리아나 줄리에트로 분장하는 주연 여배우인 스미드슨에 대해 열광적인 사랑을 느끼게 되었다. 그러나 상대는 세상에 떠들썩한 대여우로서 가난한 음악학생 따위를 상대할 리가 없고 그후 편지로 결혼을 간청했으나 전혀 상대해 주지 않았다. 이 시기의 그의 정열적, 몽환적인 경향이 격렬한 짝사랑을 통해서 독특한 작품을 쓰게 만들었던 것이다. 이 작품은 대작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단기간에 완성하였는데 제3악장 '들녘의 정경'을 작곡할 때는 상당히 고심한 것 같다.

그런데 이 작품이 작곡된 해인 1830년 드디어 대망의 '로마 대상'을 얻었으나 스미드슨에의 사랑은 한풀 꺾여서 로마 유학 전에 피아니스트인 모크와 약혼했으며 그 해 12월에 '환상교향곡'이 초연되었다. 그러나 그 후 모크는 딴 사람에게 시집을 가게 된다. 또다시 스미드슨에의 사랑이 재연해서 3년 후 주위의 거센 반대를 무릅쓰고 마침내 스미드슨과 결혼하게 됐으나 이미 인기가 하락한 여우와의 결혼은 행복하지 못했다 한다.

초연은 1830년 12월 5일 파리 음악원의 연주회에서 아브넥의 지휘로 연주되었다. 이 곡은 러시아 황제 니콜라이 1세에게 1845년의 스코어 출판때 헌정되었다.

악기 편성/성악가/등장인물

플루트 2(하나는 피콜로 겸함), 오보에 2(하나는 잉글리시 호른 겸함), 클라리넷 2(하나는 E플랫 조 클라리넷 겸함), 바순 4, 호른 4, 코넷 2, 트럼펫 2, 트롬본 3, 튜바 2, 팀파니 2(3악장에서는 4명), 큰북, 심벌즈, 종(튜블러 벨), 하프 2, 현 5부

5악장 에서 쓰인 종은 튜블러 벨을 사용하는 오케스트라와 지휘자가 많으나 원보에선 종으로 지정하고 있으며 거기에 따르는 예도 종종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스코어에는 종을 사용하는 대신 피아노도 대체할 수 있도록 기재되어 있으나 현재는 이 피아노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악장 구성

  • I. Rêveries, Passions. Largo - Allegro Agitato e appasioato assai C단조 4/4박자 소나타 형식.
  • II. Un bal. Vals, allegro non troppo A장조 3/8박자
  • III. Scène aux champs. Adagio F장조 6/8박자
  • IV. Marche supplice. Allegro non tanto G단조 4/4박자
  • V. Songe d'une nuit du Sabbat - Ronde du Sabbat. Allegro C장조 6/8박자

해설

이 작품은 '어떤 예술가의 생활 에피소드'라고 하는 2부작 중의 제1부로서 '5부로 된 환상 대교향곡'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참고로 제2부는 서정적 독백극 렐리오, 삶으로의 귀환 op. 14 bis (1832년 작)이다

'환상 교향곡'에는 각 악장에 기다렇게 주석까지 써 있었으나 후일 표제만 남기고 삭제되었다고 한다. 곡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 그 부분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1악장 - 꿈, 정열 한 저명한 작가가, "정열의 파도"라는 마음의 병에 걸린 한 젊은 음악가가, 맘속에 그리는 이상적인 인간의 매력을 다 갖춘 여성을 처음 만나, 무서운 사랑에 빠진다고 작자는 상상한다. 왠지 사랑하는 여자의 이미지가 하나의 악상과 결합되어 그의 마음에 들어온다. 그는 그 악상의 정열적인, 그러나 기품이 있고 내성적인 성격이 그녀의 성격과 같다는 것을 감지한다. 이 선율과 그녀의 모습이 이중의 고정개념(악상)으로서 끊임없이 그를 따라다닌다. 이 교향곡의 각 악장에 , 첫 알레그로의 개시의 선율이 나타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우울한 몽상상태에서 , 착란한 정열에 이르기"까지의 경과가, 분노와 질투, 마음의 평안, 눈물, 종교적인 안위가 섞여 제 1악장의 소재가 되어 있다.

2악장 - 무도회 그 음악가는 자기가 인생의 가장 복잡한 환경 가운데 놓이게 되었음을 알게 된다. 축제의 소용돌이 속에 끼어 들기도 하고 자연미의 평안한 사념에 잠기기도 한다. 그러나 마을에서도 들에서도 어디를 가나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이 그의 앞에 나타나 그의 마음을 괴롭힌다.

3악장 - 들 풍경 시골에서의 어느날 저녁, 멀리서 두 목동이 부는 목적 소리가 들린다. 이 목가적 이중주, 주위 환경 미풍으로 조용히 살랑이는 나무들의 속삭임, 그가 최근에 발견한 희망의 싹, 이러한 모든 것이 결부되어, 그의 마음을 이상하게 평온하게 하고, 그의 생각을 밝게 물들인다. 그는 스스로의 고독을 다시 생각한다. 그는 이젠 고독을 면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기대한다. - 그러나 만약 그녀가 모른다고 배신한다면 - 이 희망과 불안이 뒤섞인 기분, 어두운 예감으로 어지럽혀지는 이러한 행복의 사념이, 아다지오 악장의 주제가 되어있다. 마지막에 목동의 한 사람이 다시 목적을 부는데 상대는 여기에 대답하지 않는다....멀리서 천둥소 리....고독.....정적.....

4악장 - 단두대로의 행진 그의 사랑이 거절되었음을 확실히 안 작곡가는 아편으로 음독자살을 기도한다. 그러나 치사량에 이르지 못하여, 그는 무서운 환상을 수반한 깊은 잠에 떨어진다. 그는 애인을 죽이고, 사형을 선고 받고, 단두대에 연행되어 자신의 처형을 보는 꿈을 꾼다. 행렬을 , 때로는 음울하고 거칠며, 때로는 당당하고 밝은 행진곡의 소리에 맞추어 행진하고, 무거운 발걸음이 굉장한 시끄러움을 타고 계속된다. 행진 끝에 고정악상을 나타내는 4개의 소절이 사랑의 마지막 추억처럼 다시 나타나는데 오케스트라의 결정적인 일격으로 지워져 버리고 만다.

5악장 - 마녀들의 밤의 향연의 꿈 그는 그를 매장하기 위해서 모인 무서운 유령, 마술사, 마녀, 그밖에 갖가지 요괴들의 일단이 한 가운데에 있는 그를 본다. 야릇한 소리, 신음, 오싹하는 웃음, 그리고 멀리서 들리는 고함소리에 다른 고함소리가 호응하는 듯하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선율이 다시 나타나는데 그것은 그 고귀하고 내성적인 성격을 잃어버리고 있다. 그것은 이제 야비한 선율에 불고하고, 보잘 것 없는 그로테스크한 것으로 변해 버렸다. 그녀가 이 밤의 향연에 찾아온다. 그녀가 도착하자 환희하는 요괴들의 떠들음....그녀는 악마적인 밤의 향연에 낀다. ... 장례의 종은 "분노의 눈"의 익살광대의 풍자다. 밤의 향연의 윤무. 윤무는 "분노의 눈"과 결합한다.

위의 장황한 설명은 다시 개작되어 전체 악장을 아편의 작용에 의해 생긴 괴기한 환상으로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 그 대요를 적어 보면 [병적인 감수성과 격렬한 상상력을 지닌 젊은 예술가가 사랑의 번민으로 절망의 구렁에서 아편 자살을 꾀한다. 그러나 복용량이 적어서 죽음에 이르지 못하고 기괴한 일련의 몽환을 보게 된다. 그 속에서 사랑하는 여인은 하나의 선율로서 나타난다.] 라는 이상 성격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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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명곡비교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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